삶의 깨알Tip편

[삶의 깨알 Tip] 장례식 편. (조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자식들이 해야 하는, 하면 좋은 것들에 대하여)

생각은 많으나 실천을 못하는 의지박약1호 2024. 6. 3. 17:23

 오늘은 새로 생긴 카테고리인 삶의 깨알 Tip편 첫번째 글입니다. 내용은 '조부모상을 겪었을 때 손자, 손녀들은 어떤 포지션에 있어야 하며, 어떠한 일들을 해야 부모님의 슬픔을 덜어드리고, 정신 없는 와중 장례식을 치르시는데 최대한 큰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돌아가신 할머니도 사랑했지만 그만큼 더 사랑하는 부모님이 덜 힘들고 덜 지치셔서 이 힘든 시간을 잘 버티실 수 있도록 조금의 도움이나마 더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하는 글이기도 합니다. 저는 잘 해내지 못했기에...그리고 가시기 전 조금의 불편함은 있으셨지만 그래도 97년동안 건강하게 지내다 가신 우리 할머니가 좋은 곳으로 가셨길 바랍니다.

할머니 사랑합니다.

1. '사전에' 준비하면 좋은 것들.

 사람의 수명은 하늘이 정하는 것이라고 하였지만 과거에도 마찬가지고 현대에도 돌연사가 아닌 사망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다고 하겠다...그렇기에 100%시기를 맞출 수는 없겠지만 어느정도 준비를 미리 해놓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1) 먼저 연락처의 정리(를 도와드리기)이다. 

 부모님 세대는 스마트폰을 이용하시긴 하지만 그 용도가 전화기에서 피처폰으로, 피처폰에서 그저 스마트폰으로 바뀌었을 뿐 전화기 본질의 연락 용도만 사용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저장해놓은 연락처를 분류 혹은 추출하여 편집을 하시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조부모 유고시 연락처에 있는 온갖 사람들에게 다 부고 문자를 알리는 사태를 방지하고자 한다면 전화번호부에 미리 부고문자 카테고리를 만들어 놓음으로써 준비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네이버 주소록 앱을 통해서 가능했으나 현재 앱은 사라졌고, 똑같은 기능을 네이버에서 인터넷 상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이렇게 주소록을 동기화한 후 엑셀파일로 추출이 가능하며, 추출된 연락처를 이름과 연락처 란만 남기고 편집한 후 부모님께 체크해달라고 요청한 뒤 파일을 수정하면 끝!

 2) 대량 문자 전송 방법 확인하기.

무료 부고장 작성 및 전송을 도와주는 홈페이지도 존재하지만 찾아본 바로는 부고장의 형식이 청첩장처럼 링크를 타야 내용이 나오는 형식이라 보이스피싱이 만연하는 요즘에는 적절하지 않은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이 형식으로 보내면 또 수많은 확인 전화를 받으실 부모님의 입장이 매우 끔찍하다. 따라서 대량 문자를 전송해주는 사이트를 통해 문자를 전송했는데, 문자를 전송하는 가격은 대동소이하며, 일회성이기 때문에 각자에게 맞는 사이트를 찾아 미리 가입하고 주소록을 등록해놓으면 부고장 양식에 맞춰 문자만 작성 후 전송하면 되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다.

 나는 '보내Go'란 사이트를 이용했는데(광고X, 실제 이용) 이유는 다른 사이트들은 충전 단위가 5만원인데에 비해서 여긴 만원단위로 가능했으며 부가세포함 가격으로 공지를 해줬기 때문이다. 총 약 1,100통의 장문 메시지를 보냈고(부고장 및 감사 문자) 기준 4만원이 조금 안되는 금액을 이용했으며, 건당 대략 35원정도의 가격으로 메시지 서비스를 이용했다.

 그리고 1)항에서 정리한 엑셀파일이 여기 쓰이는데 사이트 주소등록 페이지에서 엑셀파일의 시트를 복사해서 붙여넣으면 자동으로 텍스트를 인식해서 주소록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1)항의 정리를 선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다른 사이트 들에서도 엑셀파일을 이용해서 등록을 하기 때문에 꼭 보내고 사이트가 아니더라도 엑셀파일은 만들어놓는게 좋으며, 정보 시트가 간단할수록 인식의 오류가 적고 간편하기 때문에 성명과 연락처 셀만 남겼다.

 3) 상조 회사에 상조서비스 가입 유무 확인, 비교 가입 실시하기.(장례지도사님 접선 관련 확인.)

 장례는 일거수 일투족이 다 돈이기 때문에 자칫하다간 장례를 치르기 위해 빚을 내야하는 경우도 있기에 적절한 상조 서비스를 미리 찾고 가입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이미 가입이 되어 있다면 어떠한 절차를 통해 상조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보통 장례지도사님이 언제 오시는지 확인 및 접선만 되면 대부분 장례지도사님이 리드를 해주시기 때문에 여기까지 확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례지도사님이 오시면 모든 절차 및 비용 등 안내를 해주신다.

4) 마지막으로 장례식장에 갖고 갈 준비물.

 기본적으로 상복 대여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굳이 의상을 챙길 필요는 없으며, 우리의 경우 상복 대여가 둘째날 도착했기 때문에 준비해간 옷을 입었다. 만약 이런 경우 혹은 비용이라도 아끼고자 하는 경우에는 의복을 챙겨야 하겠다. 이외 간단하게 쉴 수 있는 장소는 있으나 취침 등 숙박을 위한 공간이 있는 경우는 많지 않으므로 아래와 같이 챙기면 되겠다. 

  • 대여 및 구매가 가능한 품목(상복, 벨트 의류 일체)은 챙길지 빌릴지 판단.
  • 속옷 및 양말 최소 2셑.
  • 수건.(인당 1-2개는 챙겨야 함)
  • 양치 및 간단한 세면세족 셑.
  • 공복에 섭취 가능한 비타민, 소화제 등 간편 상비약.
  • 충전기, 보조배터리 등.(폰이 정말 중요함. 물론 상주가 아닌 나는 3일 동안 한번도 충전 안했지만 50%이상이었다.)
  • 간단하게 덮을 담요 등.
  • 위 내용은 공통 사항으로 부모님이 챙기실 수 있도록 보조하면 좋다.
  • 부의금 정리를 위한 엑셀파일 작성용 기기.(태블릿 등)
  • 간단한 개폐 기능이 있는 가방 및 여분 고무줄.(부의금 정리할 때 유용)
  • 부모님들 컨디션을 위한 각종 비타민 등 영양제.(식사를 잘 못하시는 경우가 많다.)
  • 여분의 볼펜.(사용은 안했지만...)

2. 장례식장에 도착해서 확인하면 좋을 것들.

 1) 간단하게 순서.

  • 장례지도사님 접선.
  • 처음에 들어가서 고인에게 인사드리기.
  • 상복 환복.
  • 상조 및 장례식장 직원 파악.
  • 업무 포지션 정리.(부의함 데스크 및 방명록 담당, 서빙 보조 등)
  • 손님 맞이.

정도의 첫째날의 순서는 진행이 되며, 첫날인 만큼 손님도 많이 오시진 않고, 특히 평일일 경우 거리에 따라 더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첫째날 정리해놓을 수 있는 것은 해놓는 것이 좋다.

2) 근조 화환의 기록.

간단한 절차의 확인을 마치면 근조화환을 보내주신 분들 사진 혹은 글로 기록을 해놓는 것이 좋다. 상주인 부모님들은 대부분 아시겠지만 손님 맞이로 시간을 내기 쉽지 않으며, 중간중간 계속 화환이 들어오기 때문에 자칫 섞일 수도 있고 놓치는 화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체크해줄 수 있을때 체크해주면 추후 별도의 감사 인사를 표할 때 좋다.

3) 근무자 현황 파악.

상조 회사에서 파견 근무자를 파악해놓으면 좋다. 우리의 경우 9 to 9(21시)으로 그 이후 오는 손님에 대해서는 우리가 음식을 내가고 정리해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경우에 따라 주방 근무자와 서빙 근무자의 소속이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확인을 해놓으면 좋다.(저의 경우에는 장례식장에서 주방 근무자를, 따라서 상조회사에서는 서빙 근무자만 파견)

4) 부의함에서 조문객 분류(?).

 입구의 부의함 접수대에서 어느 분의 손님인지 인사를 드리면서 파악 후 전달이 아마 핵심 임무가 아닐까 싶다. 상주가 아닌 우리 보조역할들이 빛을 발하는 역할로, 이 부분의 정리 역할이 없으면 굉장히 어수선해질 뿐만 아니라 상주가 손님을 맞이하는데 차질이 생길 확률이 높다. 그래서 간단한 인사로 어느 분의 손님인지 인사와 함께 공손히 여쭌 뒤 해당 상주 및 어른들에게 전달을 하면 된다. 또한 방명록을 작성하지 않고, 혹은 방명록만 작성하고 부의금을 내지 않으시는 등 케이스가 빈번하면 추후 정산에 머리가 아프므로 방명록 작성하는지 체크도 잊지 말자.

5) 부모님 컨디션 체크 및 관리.

 물론 우리의 부모님은 생각보다 강하시고 장례식의 특성상 임시 초사이언이 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큰 변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어렸을 적의 부모님이 아니고 연세가 이제 손주를 볼 나이가 되신 상태기 때문에 당연히 케어가 필요하다. 식사를 못하실 수도 있으니 공복에 드실 수 있는 비타민부터 소화제 등 일부 상비약을 미리 챙겨서 부모님의 컨디션을 케어하면 좋다.

6) 부의금 정리.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정산인데, 아직은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님은 일일히 봉투와 방명록, 금액을 맞춰 장부 작성하시는 것이 직업적 특성이 있지 않은 이상은 쉽지 않기 때문에 노트북 혹은 태블릿 등으로 엑셀파일화를 이용해 정산 표를 만들면 좋다.

그렇게 정리를 하면서 누구의 조문객인지 칸을 만들면 나중에 필터 분류 작업을 통해 정산이 상당히 간편해지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업무가 중요한 이유는 중간중간 정산을 하며, 정산 마감보다 조금 더 빠른 결제를 해야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 미리 어느정도의 정산이 되어 있다면 업무 처리를 원활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3. 결론.

물론 이렇게 해도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저처럼 처음 조부모상을 접할 경우 무엇을 할지 막막하고, 이를 가르쳐주는 곳도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가서 시키는 것만 하자라는 마인드로 부모님을 챙긴다면 나중에 조금의 후회가 남을 수도 있기에 이 글을 작성해본다. 

 이 글이 누군가에겐 필요 없는 글이겠지만, 누군가에겐 좋은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면서, 돌아가신 할머니가 그곳에서 동네 친구분들, 한참 먼저 가신 할아버지와 함께 이젠 허리고 다리고 아프지 않은 건강한 몸을 가지고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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